안녕하세요, 파동입니다 🌊🌊
뿌리의집에 붙인 파동의 포스터 여섯 장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7일, 파동 일동은 장기실종아동 포스터 여섯 장을부착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자리한 기관,
‘뿌리의집’을 방문하였습니다.
‘뿌리의집’ 에서 진행하는 모국생활지원사업의 일환인 추석 명절 행사에 방문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포스터를 보여 장기실종아동 홍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었는데요.
‘뿌리의집’은 어떤 곳일까요?
‘뿌리의집’에 장기실종아동 포스터를 붙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해외입양인의 권익을 지키는 기관, ‘뿌리의집’
2003년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뿌리의집’(KoRoot: The House of Korean Root)은 대한민국 태생 해외입양인의 모국 방문과
재정착 과정을 지원하며, 그들의 인권신장에 기여하고,
입양인과 대한민국 사회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해외입양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뿌리의집’은 여러 사업을 통해 입양인의 정체성 함양 과정에 동반자가 되어 나가고 있습니다. ‘뿌리의집’의 주요 사업을 톺아볼까요?
* 해외입양인 쉼터사업: 해외입양인 전문 게스트하우스 운영
* 모국생활지원사업: 해외입양인 모국 생활의 실질적 필요 지원, 가족 찾기 지원 및 명절 행상
* 권리옹호사업: 해외입양인과 친생부모의 권익 관련 제도 개선 및 연대 활동
* 연구 사업: 해외입양에 대한 인식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연구 활동
* 출판 사업: 해외입양 담론의 다양화를 위한 출판 사업
이렇듯 ‘뿌리의집’은 한국 태생 해외입양인이 모국에 정착하여 생활하거나, 모국에서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직접적인 도움뿐 아니라
해외입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연대 활동과 연구 사업까지 진행하며 해외입양인의 인권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해외입양인이자 실종아동인 그들, 그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한국 태생 해외입양인들은 자신의 고향이 어딘지에 대한 정체성 문제를 넘어서,
서류 조작이나 입양 제도의 모순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입양인들 중 일부는 실종아동인데, 이러한 경우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커집니다.
한국 태생 해외입양인이자 추방 입양인인 한호규 씨는 어린 시절 실종 아동이 되어 입양 시설로 보내졌습니다.
한호규 씨를 찾는 가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 시설에서는 한호규씨의 서류를 조작하여 ‘고아’로 만들어 입양을 보냈습니다.
입양 시설에서 고아의 입양을 선호하는 이유는, 친생부모의 서면동의가 없어도 손쉽게 입양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해외 입양은 국내 입양보다 입양 수수료가 더욱 높아,
한호규 씨는 국내에서 자신을 찾는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고 해외로 입양을 가야만 했습니다.
한호규 씨를 비롯한 추방 입양인들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추방입양인에 대해 다룬 음파음파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잘못된 입양 정책의 희생양이 된 것은 한호규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005년 실종아동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미아는 실종아동으로서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실종아동의 부모를 찾는 것이 아니라, 아동을 시설로 보내 곧바로 입양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였습니다.
“현재는 부모의 손을 놓쳐 길거리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실종아동으로 보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길을 잃은 아이가 발견되면 아이의 가족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일시보호소, 시설을 거쳐 입양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당시 대한민국 사회가 실종아동을 취급했던 방식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한국에서 입양이 시작된 것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였습니다.
전쟁 고아들이 늘어나면서 국가는 입양기관을 통해 해외로 아이들을 내보냈고, 이는 자국의 아이들을 해외로 수출시키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실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OECD 국가들 중 유일한 입양아 수출국, ‘아동 수출대국’이라는 오명을 들어왔습니다.
이후로도 부모의 손을 놓친,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가족을 찾을 기회가 없이 시설을 전전하거나 다른 가족에게 입양되어야만 했습니다.
*
해외로 입양 보내진 실종아동이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은 여전히 미비합니다.
2012년부터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중앙입양원은 입양아동에 대한 사후관리를 맡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입양인들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입양기관이나 민간 입양인 지원 단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중 하나의 단체가 바로 파동이 방문한 ‘뿌리의집’인 것입니다.
가족을 찾아서, 실종아동과 해외입양인의 여정
실종아동을 찾아 헤매는 가족의 어려움, 가족을 찾아 헤매는 해외입양인의 어려움은 많이도 닮아 있습니다.
줄리 비엘(한국명 김미주, 43) 씨는 최근 친부모를 찾기 위한 2년의 여정을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해외입양인이 한국에서 부모를 찾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입양특례법’과 ‘실종아동법’ 두 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두 법은 해외입양인에게 있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입양특례법에 의하면 해외입양인은 자신의 친부모가 자신을 만날 의사에 따라 가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수락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는 것이지요.
친부모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서류에 부모 정보가 정확히 기재된 경우가 드물다는 것입니다.
김미주 씨 역시 입양서류에 적힌 친부모의 정보가 실제와 달랐던 탓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실종아동법 역시 경찰 수사 대상에서 ‘해외입양인’이 빠져 있는 탓에,
해외입양인 본인이 직접 경찰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 한 실종아동 수사에 포함되지 못하여 가족을 찾기가 힘들게 됩니다.
“저 역시 부모님을 찾지 못했으면 서류에 적힌 것처럼 엄마가 일부러 내 존재를 지우려 했다는 말을 믿고 평생을 살았을 거예요.”
김미주 씨처럼, 많은 입양인들은 법의 그늘에 갇혀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족을 찾지 못한 입양인들이, 오래 전 가족의 손을 놓친 실종아동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법은 이들의 가족을 찾는 데 있어 오히려 장벽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장기실종아동 홍보가 해외입양인에게 닿기를
해외로 입양된 한국 태생 실종아동이 성인이 되어 뿌리의 집을 방문한다면?
자신이 실종아동이며 자신을 아직까지도 찾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실낱 같은 가능성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찬란한 희망일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파동은 장기실종아동 12명의 정보를 담은 포스터를 ‘뿌리의집’ 곳곳에 게재하였습니다.
서휘영님, 이효정님, 이명화님, 모영광님, 김하늘님, 길성호님, 김만호님, 한경진님, 권순옥님, 최병우님, 이정훈님, 장성길 님의
실종아동 정보를 영어로 번역한 후,
해외입양인 분들께서 잘 보실 수 있도록
‘뿌리의집’ 1층 창문 왼쪽,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게시판, 지하 현관 앞에 각각 게재하였습니다.
‘뿌리의집’에서는 이번 추석에서도 해외입양인들이 모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명절 행사를 개최하였다고 합니다.
추석에 고향을 방문한 해외입양인들은 함께 명절음식을 나누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장, 단기로 모국을 방문하는 해외입양인들이 한국의 명절 문화를 즐기고, 입양인 커뮤니티 안에서 소통하고 정보를 나누는 특별한 행사입니다. 뿌리의집 곳곳에 게재한 장기실종아동 포스터가 해외입양인 커뮤니티에 알려질 수 있길 바랍니다.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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