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동입니다. 🌊
오늘은 조금 가벼운 주제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시겠습니다.
‘오!모 oh!mo art’ 유튜브 ‘수박 메이크업! 누군지 맞춰보세요!’ 유튜브 화면 캡쳐
영상 속 수박에 그려진 얼굴이 누군지 알아보셨나요?
사실 쉽게 알아차리기는 어려웠을 듯 합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바로 30년 전 실종된 서희영님의 현재 추정 모습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화장품으로 수박 위에 얼굴을 뚝딱 그려내는
기발한 콘텐츠를 보유한 ‘오!모’ 작가님의 영상인데요,
파동과 함께 ‘그리운 실종아동을 그리는’
<#을그리다> 캠페인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영상입니다.
그렇다면 파동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영상과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번 겨울 야심차게 준비했던 파동의 ‘Animating, Wave!’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실까요?
첫 번째 영상 제작
시작은 영국에 게재된 한 광고였습니다.
영국 런던 전광판에 게재된 실종아동 홍보 광고 (2022. 06. 15 SBS NEWS 영상 캡쳐)
작년 6월, 런던 전역에 실종아동을 찾는 홍보 전광판이 게재되었는데요,
해당 영상은 영국 자선단체 ‘미싱 피플’의 캠페인으로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활용하여 실종아동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눈맞춤을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전광판 앞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움직이는 실종아동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함께 눈을 맞춰보기도 하며
실종자들의 얼굴을 더 유심히 보는 걸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카드뉴스 형태에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실종아동 문제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파동에게
새로운 인사이트가 되었고,
2022년 10월, 딥페이크 TF가 결성되었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의 활용은 초상권과 개인의 인권 문제와 맞닿아있기 때문에
실종가족분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실종아동찾기 협회를 통해
영상 제작을 원하는 가족분들의 신청을 받은 뒤
사진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데 동의를 얻은 후 시작하였습니다.
사진의 영상화는 마법처럼 뚝딱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영상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가지 한계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가족들과 파동이 보유한 실종아동의 사진은 촬영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반복적인 사진 공유로 화질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기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최소 화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진의 화질을 개선하는 일이 급선무였고
수소문 끝에 연세대학교 시각지능연구실 연구원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은 화질개선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사진의 노이즈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선명해졌습니다.
왼쪽→실종아동 이명화님 원본 사진 / 오른쪽→화질 개선 후
다만 손상도가 심각했던 몇몇 사진은
화질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동양인 사진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관계로 서양인 자료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는데,
이 때문에 화질 개선 이후 동양인과는 다른 서구적 외모 특징들이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눈에 쌍꺼풀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왼쪽→실종아동 이형우님 원본 사진 / 오른쪽→화질 개선 후
사진들은 ‘My Heritage’에서 제공하는 사진 영상화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탄생하였습니다.
멈춰있던 사진 속 인물이 여기저기 둘러보는 듯
시선이 움직이는 영상으로 생동감이 더해지는 듯 합니다.
이 단계에서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얼굴 인식 불가능’이었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은 얼굴의 요소들이 정확하게 인식되어야 근육의 움직임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식 가능한 선명한 얼굴 사진이 준비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아주 어릴 적 실종된 아동들은 가족들이 보유한 사진이 다양하지 않고
각도 상의 문제로 얼굴 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해 영상화를 포기해야했습니다.
사진의 영상화가 완료된 단계에서 저희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는 실종아동 홍보 영상’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기에 앞서 홍보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기관을 찾아나섰고,
해당 플랫폼에 맞게 영상을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가장 먼저 건물 외벽 전광판이나 대중교통 정류장, 키오스크, 혹은 학교나 공공기관 등
일상과 맞닿아 있는 공간부터
소셜 네트워크의 숏폼 영상(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등 온라인 공간까지.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폭넓은 후보지를 펼쳐두었고
그 중에서 가장 접근이 용이했던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교내 송출을 목적으로 영상 제작을 시작했고 Animating Wave의 첫 번째 결과물,
실종아동 ‘서희영’님의 홍보 영상이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IHEI’ 유튜브 ‘지금 서희영님과 눈을 맞추어주세요’ 화면 캡쳐
부푼 마음으로 영상을 게시했지만,
저조한 조회수와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에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첫 영상의 부족한 점을 되짚어보았을 때
첫째, 영상 제작 기술 및 전문성 한계로
단순히 기존의 카드뉴스를 영상으로 만든 듯한 단순한 디자인과 연출로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기에 지루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둘째, 기존의 장기실종아동 홍보 영상과 다를 바 없이 시청자로 하여금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일으키는 진부한 영상의 느낌이 강해
굳이 파동의 영상을 봐야할 이유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눈에 띄는 색다른 점이 없고 심지어 영상미도 없다면
청년세대의 주목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독창적이고 새로우면서 트렌디한 영상 기획으로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보았습니다.
두 번째 영상 제작 : 윈터워크스테이션 참가 및 외부 협업
지난 영상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살피고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3 Winter Workstation에 참여했습니다.
참가 기간 동안 Google sprint를 활용해 팀의 현실적인 목표와 한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살펴보고 단계별 소목표를 설정해
실제적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팀원들과 함께 밟았습니다.
타겟 시청층은 젊은 세대였기 때문에,
같은 청년 세대가 근래 자주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숏폼 형태의 활용을 선택했습니다.
1분 미만이라는 영상 특성상
짧은 시간 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입력 있는 영상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뇌리에 박힐만큼 획기적인 장기실종아동 홍보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만약 자체적으로 재밌는 영상을 제작하기 어렵다면,
다른 인기있는 콘텐츠의 형식을 빌려오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한 팀원이 그림 그리기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막힘없이 사진과 똑같이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영상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림에 집중하여 끝까지 영상을 보게 된 경험을 공유해주었습니다.
흥미로우면서도 파동의 의도와도 적절히 맞아떨어지는 콘텐츠였습니다.
장기실종아동 얼굴을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했을 때,
잘 그린 얼굴 그림이라면 누구를 그리는지 궁금해 끝까지 보게 되어
실종아동의 얼굴에 오랜 시간 시선이 머무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그림작가와의 협업으로 실종아동의 얼굴을 그려보자!’는 기획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을그립니다’ 프로젝트는
‘그림을 그리다’와 ‘그리워하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 기획되었으며,
그림 작가님들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실종아동과 가족들을 ‘그리고’,
해당 영상을 통해 우리는 ‘그리워하는’ 실종아동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단순히 실종아동의 얼굴을 그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짧은 영상을 제작해
장기실종아동 얼굴에 사람들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합니다.
또한 반전있는 연출로 부정적인 감정이 중심이 되었던 기존 실종아동 영상의 틀을 깨고
흥미롭지만 여운이 남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콕 박힐 수 있는 영상의 기획을 목표로 합니다.
작가님 물색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제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오!모 작가님은
이미 ‘수박 메이크업’이라는 핫한 콘텐츠를 보유하신 작가님이었습니다.
때문에 일단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난 영상의 보증이 되어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실종아동 문제를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다룰 수 있는 영상 분위기를 갖고 계셨습니다.
이런 이유로 망설임 없이 협업 요청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흔쾌히 수락해주셨고 첫번째 협업이 성사되었습니다.
오!모 작가님과 함께한 캠페인 영상은
현재까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에서 총 조회수 300만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선한 영향력에 감사합니다”, “사람의 얼굴을 담아내는 컨텐츠에 적합한 캠페인이네요”,
“ 부디 저 분이 가족분들과 꼭 만나시길…” 등,
캠페인은 대중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실종아동 문제의 해결을 염원까지 이끌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실종아동 홍보 영상’이 전달되면서
실종아동 문제를 관심있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랐던
파동의 1차적인 목표가 달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 영상을 보신 그림 작가님께서
실종아동을 그려보고 싶다며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해
파동의 영향력이 점차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그마한 자랑 아닌 자랑으로,
참여한 윈터 워크스테이션에서도 최우수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해
지난 2달 간의 여정이 팀으로도, 기획자로서도
뿌듯함과 성취감, 감동을 모두 가져갈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Animating Wave 최종 성과 발표회
Animating Wave 최우수상 탔어요!
파동의 Animating, WAVE!는 현재 진행중입니다.
실종아동의 시선, 그리고 주변인들의 시선에
우리 모두의 마음이 더해지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캠페인 슬로건
‘#시선더하기마음’을 앞세워 실종아동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주실 작가님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 합니다.
3월 기준 점선면, 해윤, 그리다 작가님 세 분과 협업을 체결하였고,
3월 9-10일 (목) 해윤 작가님 , 3월 15 (수) 그리다 작가님, 3월 18일 (토) 점선면 작가님과
함께 기획한 파동의 캠페인 영상이
작가님들의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점선면 작가님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basicfigure03?igshid=YmMyMTA2M2Y=
해윤 작가님 유튜브 https://youtube.com/@oceanofyoon
그리다 작가님 유튜브 https://youtube.com/@grida
저희 파동의 다음 단계는
다른 영향력 있는 채널을 빌리는 것에서 나아가
파동이라는 팀의 영향력을 키우고
자체 영상 제작 및 기획 능력을 함양하고자 합니다.
파동 채널 및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실종아동 홍보 영상을 자유롭게 제작하여
“실종아동과 관련된 정보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파동(波童)이 그 답이 되고자 합니다.
실종아동을 향해 사람들의 시선을 움직이는 파동의 행보에,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더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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